2024년 10월 5일에는 부모님과 완주의 또 다른 성지인 천호성지를 방문했다. 아빠는 골프 하시다 무릎을 다치신 후로 회전근이 손상되어서 함께 둘러보지는 못하시고 주차장에서 기다리셨다. 주차장에서 바로 십자가의 길부터 볼 수 있었다.
천호성지는 병인박해(1866) 때 전주 숲정이에서 순교한 여섯 성인 중 이명서, 손선지, 정문호, 한재권 등 네 명과 그해 충청도 공주에서 순교한 김영오 등이 묻혀있고, 또 2년 뒤여산에서 순교한 열 명의 순교자가 묻혀 있다. 아직도 종적을 알 수 없는 수많은 순교자들이 천호산 자락에 묻혀있다.
천호는 기해박해(1839) 이후로 박해를 피해와 숨어살던 신자들이 이룬 유서 깊은 교우촌이다. 또한 성지 인근에는 1845년 김대건 신부가 체포된 후페레올 주교와 다블뤼 신부가 숨어서 미사를 드리던 미사굴과 1867년 블랑 신부가 처음으로 정주하여 사목한전라도 최초의 사목자 얼음골이 있다. 또한 이웃사랑을 실천한 박준복의 삶을 생각할 수 있는 낙수골이 있다. 천호성지에는 피정의 집과 세상을 떠난 영혼을 모신 봉안경당, 그리고 성물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십자가의 길
십자가의 길(Via Crucis)은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의 과정을 기념하는 기독교 전통의 기도로, 주로 천주교에서 행해진다.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까지 가신 14개의 사건을 기념하는 의식으로, 각 사건을 “14처”라고 부른다.
각 “처”는 예수님의 수난 중 중요한 장면들을 상징하는데, 신자들은 각 처를 따라가면서 예수님의 고통과 희생을 묵상하며 기도한다. 나는 그저 엄마를 따라가며 사진을 찍을 뿐이다.
봉안경당
십자가의 길 입구에는 예쁜 빨간 꽃들이 만발했다. 꽃을 따라 조금 걷다보면 바로 봉안 경당이 보인다.
경당에 들어가볼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었는데, 그 시간이 지나서 들어가지는 못하고 밖에서만 유리창으로 들여다볼 수 있었다.
부활성당
봉안경당 위쪽으로 올라가면 부활성당에 다다른다. 사다리꼴 모양의 건물이 독특했다. 이곳에서 성지순례 기념도장을 받을 수 있다.
부활성당 옆으로는 순교 100주년 기념 순교자현양비가 세워져 있었다. 해가 지면서 붉은 노을이 시작되기 전 옅은 주황색으로 물들어 가는 하늘과 순교자 현양비의 쓸쓸함이 더해져 마음이 시리는듯 했다.
이번에 둘러본 곳 이외에도 산자락을 따라 넓고 쾌적하기 성지가 잘 조성되어있었다. 갈 길이 바빠 조금만 둘러봤지만, 다음에 엄마가 전주에서 생활하시게 된다면 미사를 드리러 다시 방문해 보고 더 샅샅이 둘러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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